“녹내장은 실명까지 갈 수 있는 병입니다. 조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죠. 눈은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다는 말, 다들 알잖아요. 그래서 병원에서 “수술합시다” 한마디 나오면 무릎이 후들거리고, “진짜 지금 해야 하나? 조금 더 기다리면 안 되나?” 하면서 밤새 고민하게 됩니다. 저도 3년 전, 정확히 그 자리에서 똑같이 떨어봤어요.
왜 이렇게 판단이 어려운 걸까?
녹내장은 눈압이 높아서 시신경이 서서히 죽는 병인데, 초기엔 거의 증상이 없고, 어느 날 갑자기 시야 한쪽이 잘 안 보일 때쯤이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의사마다 말도 다 달라요. 한 분은 “약만 써도 평생 괜찮다”, 다른 분은 “지금 안 하면 5년 안에 실명 위험”이라고 하니까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수술이 정말 필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녹내장 전문의들이 공통으로 보는 ‘수술 타이밍 기준’은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 약을 3~4가지 써도 눈압이 목표치(보통 15~18 mmHg 이하)로 안 내려갈 때
- 시야검사에서 매년 진행성 손상이 확인될 때
- 중심시력이 위협받기 시작할 때(시야 중심 10도 이내로 결손이 들어올 때)
- 급성 녹내장 발작 위험이 높은 협우각(좁은 방각)인 경우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대부분의 교수들은 “더 미루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시신경은 한 번 죽으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결정적인 관점 전환: “약으로 버티기”가 아니라 “시신경을 얼마나 더 지킬 수 있느냐”로 보는 것
많은 분들이 수술을 ‘마지막 선택’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요즘은 오히려 “시신경을 최대한 오래 살리는 도구”로 보는 추세예요. 특히 미세침습 녹내장 수술(MIGS)이나 선택적 레이저 섬유주성형술(SLT)은 10~15분 정도면 끝나고, 입원도 안 하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 가능합니다. 합병증도 기존 수술에 비해 훨씬 적고요.
지금 당장 확인하고 행동할 수 있는 4가지
- 최근 1~2년 시야검사 결과지를 꺼내보세요 →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 이미 진행 중이라는 신호입니다.
- 목표 눈압과 현재 눈압을 의사에게 꼭 물어보세요 → “제 목표 눈압은 몇이고, 지금 약으로 그걸 맞추고 있나요?” 한마디면 됩니다. 못 맞추고 있다면 수술을 진지하게 고려할 때예요.
- 세컨드 오피니언, 꼭 받으세요 → 녹내장 전문 교수(특히 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 녹내장 클리닉) 한 곳만 더 가보세요. 검사 결과만 가져가면 5~10만 원 내로 정확한 의견 들을 수 있어요.
- 가족력 있으면 방각 검사 한 번 더 → 부모·형제 중 녹내장 있으면 급성 발작 위험 높습니다. 방각이 좁으면 예방적으로 레이저 홍채절개술(LPI) 5분만 받아도 평생 발작 걱정 끝납니다.
핵심 한 줄 정리
“녹내장 수술은 눈을 잃지 않기 위한 ‘보험’이지, 마지막 수단이 아닙니다. 시야검사 진행 여부와 목표 눈압 도달 여부를 확인하는 순간, 여러분이 기다려야 할지 지금 움직여야 할지 답이 나옵니다.”
지금 서랍 속에 시야검사 결과지 있죠? 오늘 저녁, 그 종이 한 장만 꺼내보세요. 빨간 부분이 작년보다 커졌다면, 내일 바로 녹내장 전문 클리닉 예약 잡으시면 됩니다. 5년 뒤에 “그때 했어야 했는데…”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이 진짜 마지막 기회일 수 있어요.
